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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475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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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가정에서 아버님의 제삿날을 맞이하여 제물로 쓸 동물을 잡으려고 가축 우리에 들어갔더랍 니다.
처음에는 살이 통통하게 찐 염소를 발견하고 염소를 잡으려고하자 염소는 울상이 되어 말하기를
“주인님, 저는 매일 풀만 먹고 부지런히 젖을 만들어 내어 주인님께 드렸는데 저를 제물로 쓰려하시다니 너무 억울합니다.”
하고 도망을 치더랍 니다. 그래서 닭을 잡으러 갔더니 닭이 말하기를
“저는 새벽마다 회를 치고 울음으로써 주인님께 아침이 밝아 옴을 알려 드렸고, 꼬박 꼬박 알을 낳아 주인님께 바쳤으니 제발 저를 놓아주십시오.”
하고 사정하기에 기특하게 생각하여 닭을 놓아 주고는 마지막으로 남은 돼지에게 갔습니다. 그러나 돼지는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다른 짐승들은 부지런히 어려서부터 자기의 할 일을 다 하고 있는데 나는 주인이 주는 음식만 먹고 빈둥빈둥 놀고 살만 쪘으니 제삿상에 올라갈 짐승은 나밖에 없구나.”
하고 통곡을 하더라는 것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