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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 599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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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율곡 선생이 황해도 해주에 있는 석 담이라는 곳에서 살고 있을 때의 일입니다. 흉년이 들어 모든 사람들이 살기가 매우 어려웠습니다. 선생의 가족들도 양식이 모자라 점심 거르는 일이 일쑤였고, 아침과 저녁도 죽을 먹어야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된 친구 한 사람이 율곡 선생의 집으로 쌀을 보내왔습니다. 이 사람은 율곡 선생과 어릴 적부터 사귀어 온 친구였습니다. 그는 그 지방의 관리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율곡 선생의 식구들은 마침 양식이 없던 차에 쌀이 들어왔으므로 모두들 대단히 반가워하였습니다. 그러나 율곡 선생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는 식구들을 시켜 그 친구에게 쌀을 다시 돌려보냈습니다. 식구들이 서운한 마음에서 그 까닭을 물었습니다. 이에 율곡 선생은 다음과 같이 말하였습니다. “자기의 곡식을 친구에게 준다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그러나 지금 나에게 쌀을 보내 준 그 친구는 집안이 넉넉하지 못하여 녹봉으로 어렵게 살아가고 있거늘 내게 보내왔던 그 쌀은 나라의 쌀이 분명한데, 내가 그런 사정을 다 알면서 어찌 그 쌀을 받음으로써 친구가 죄를 짓도록하겠느냐?” 율곡 선생의 말을 들은 식구들은 모두 고개를 끄떡 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