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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595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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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농가에 나귀와 수탉이 뜰에서 놀고 있는데 울타리를 뛰어넘어 들어온 짐승이 있었습니다. 무서운 사자였습니다. 사자는 살찐 나귀가 있는 것을 보고 그 걸 잡아먹으려고 들어온 것이었습니다. 이 사자를 보고 나귀는 눈앞이 캄캄해졌습니다.
‘이젠 영락없이 죽었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수탉이 이 사자를 보고 놀란 김에 ‘꼬끼요오’하고 소리쳐 울었습니다. 이 닭 소리를 들은 사자는 멈칫 물러서서 몸서리를 치더니 그냥 울타리 밖으로 뛰어나가 도망을 쳤습니다. 산 속의 왕이라고 하는 사자에게는 수탉의 울음소리가 제일 무서웠던 모양입니다. 사자가 달아나는 것을 보고 나귀는 기운을 냈습니다.
‘짐승의 왕이라고 뻐기는 사자도 별수 없구나. 에라 도망갈 때 뒤쫓아 가서 혼을 내줘야지!’
나귀가 이런 생각을 하고 달아나는 사자의 뒤를 쫓았습니다. 사자는 그냥 도망을 치다가 닭 소리가 들리지 않는 먼 곳까지 가서는 싹 돌아섰습니다. 그리고는 뒤따라오는 나귀를 보고 튼 소리로,
“이놈! 감히 나를 뒤쫓아 와? 잘 됐다. 여기서 너를 잡아먹을 테다.”
하고 와락 달려들어 나귀를 물어뜯었습니다. 나귀는 엉뚱하게 교만한 마음을 먹었다가 사자에게 목숨을 잃고 말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