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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 785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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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30일 신임 주한 미국 대사의 부인이 김포공항에 도착, 외교관 예우 규정에 따라 귀빈 통로를 통해 입국한 뒤 대기하고 있던 차량으로 대사 관저로 갔다. 신임 대사의 부인에게는 세바스찬이라는 다섯 살짜리 고양이가 있었다. 그러나 외국에서 들어오는 모든 동물은 동물 검역소에서 10일 간 광견병 등 각종 임상 검사를 받아야하는 게 국내 가축 전염병 예방법 규정이다. 뒤늦게 고양이가 검색 없이 공항을 빠져나간 사실을 알게 된 동물 검역소 측은 미국 대사관에 그 고양이를 보내 달라고 부부에게 급히 연락을 취했다.
대사 부인은 자식 같은 고양이를 열흘 간이나 낯선 곳에 떼어 놓기가 안쓰러웠지만「로마에선 로마법」의 원칙에 따라 세바스찬을 검역소로 보내 왔다. 검역소에서 다른 고양이처럼 철창 신세를 지게 된 세바스찬은 처음엔 주인과 헤어진 스트레스 때문인지 대 ․소변도 보지 않고 식사를 거부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대사 부인도 마찬가지. 그는 대사관 직원을 시켜 매일 세바스찬의 안부를 체크했으며, 두 차례나 경기 김포에 위치한 검역소를 방문, 타월을 깔아 주고 고양이가 좋아하는 통조림을 넣어 주는 등 정성을 다했다. 그리고 10일 후 친자식처럼 아끼던 세바스찬은 부인의 품으로 돌아갔다.
검역소의 한 관계자는 “미국 대사는 우리에게 중요한 외교 사절이지만 특권 의식 없이 우리나라 법을 깍듯이 지키는 것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대사 부인은 “한국 검역소의 세심한 배려에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는 말을 전하기도했다. (동아일보, 97.1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