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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 809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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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10월 11일 오후 5시, 서울 강남구 지하철 3호선 수서역 사무실에 두 남학생이 한 손에 MTB(산악용 자전거)를 끌고 얼굴이 하얗게 질려서 들어섰다.
경기도 원당에 사는 오지훈(고 1년)군은 친구와 함께 자전거를 가지고 원당 역에서 지하철 3호선을 타고 경복궁에서 내렸는데, 그만 가방을 잊고 내렸던 것이다. 가방 안에는 값비싼 캠코더가 들어 있었으며, 그것을 찾지 못할 경우 부모에게 심한 꾸지람을 들을 것이 뻔했다. 오 군은 경복궁역 사무실에 분실 신고를 했다. 그리고 두 남학생은 50분 후에 종착역인 수서역으로 연락하라는 역무원의 말을 듣고 달려온 것이다.
수서역무원유대점(39세)씨는 오 군이 탄 열차에서 가방을 발견하고 보관 중이었다. 유 씨는 오 군을 따로 불러 확인한 후 가방을 돌려 줬다. 그러나 자전거를 가지고 지하철을 탄 것에 대해서는 따끔하게 주의를 줬다.
그러나 문제가 생겼다. 두 남학생은 광화문에서부터 유 호 군의 집까지 하이킹을 하기로 했는데, 가방 때문에 수서역까지 오게 돼 강북까지 갈 일이 까마득했다. 이미 날도 어두웠다. 역무원 유 씨는 오 군의 사정을 듣고 잠시 망설였다.
자전거를 가지고 또다시 지하철을 타고 가라고 할 수도 없었다. 결국 유 씨는 두 남학생에게 택시비 1 만 원을 주었고, 두 남학생은 택시에 자전거를 싣고 무사히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
오 군은 “가방을 찾아 온 것만도 고마운데 택시까지 태워 준 역무원 아저씨의 친절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앞으로는 하이킹을 못 하더라도 다시는 자전거를 가지고 지하철을 타지 않은 겁니다.”라면서 밝게 웃었다. (조선일보, 97.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