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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878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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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1 운동 때 민족 대표 33 인 중 한 사람이었고, 후에 오산학교의 창립자이기도한 남강 이승훈 선생은 쓰러져 가는 오막살이에서 태어났다. 2세 때 어머니를 여읜 선생은 늙은 할머니 밑에서 지독한 가난과 싸우며 어린 시절을 보내야했다. 여섯 살 때 이미 천자문, 동 몽 선 습을 땔 정도로 머리가 비상했고 배움에의 의지가 강했지만, 가난 앞에서는 어쩔 도리가 없어 학교에 가지 못했다. 그나마 친구에게 책을 빌려 흑판에 글을 쓰고 지우는 등, 나름대로 공부를 하며 게을리 시간을 보내지 않았다.
그러나 이것도 계속할 수 없어 11세 때 학업을 중지하고 그 동네에서 가장 부자인 임 일 권이 경영하는 유기 공장에 들어가 일을 하게 되었다. 사환으로 취직한 그는 주인 영감의 요강을 버리기, 방 쓸고 닦기, 재떨이 심부름 등 지저분하고 남들이 하기 싫어하는 일을 도맡아했다. 자기 힘을 다해 열심히 일했지만 글방에 다니는 또래의 친구를 볼 때마다 가슴이 쓰렸다.
그러나 그는 생각했다. ‘꼭 글방에 다녀야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다. 자기가 맡은 일에 충성하고 열심히 배워 자기를 기르면 꼭 훌륭한 사람이 될 것이다.’ 그 뒤 그는 심부름하다가 조금이라도 틈이 나면 책을 보며 글씨 공부를 했다. 혹 손님들이 쓰다 버리고 가는 종이나 먹이 있으면 버리지 않고 가져다가 종이가 까맣게 될 때까지 쓰고, 또 쓰며 공부했다.
드디어 이렇듯 모든 생활에 열심이었던 이승훈의 얘기가 소문에 소문을 이어 주인 영감인 임 일 권의 귀에까지 들어갔다. 임 일 권은 이승훈을 기특하게 여겨 그를 공부하게끔 도와주었다. 그가 공부에 전념하여 오산학교의 창립자가 되기까지에는 맡은 바 일에 포기하지 않고 자기 일에 충성했기 때문이었고 그 진심을 알아준 임 일 권의 배려가 있었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