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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 841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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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한 달여 앞두고 예식 비용이 모자라 걱정이 태산 같던 주정 일(24. 서울 서대문구 홍은 1 동)씨는 지난달 30일 오후 ‘구원의 봉투’ 한 장을 길에서 주웠습니다.
자신이 일하는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 음식점에서 화장실에 다녀오다 우연히 발견한 봉투 안에는 무려 13 억 7 천여 만 원의 자기앞 수표가 들어 있었습니다.
난생 처음 만져 보는 큰돈이라 가슴이 떨렸다.
고교를 졸업하고 군대에 다녀온 후 요리를 배우고 있는 그였지만 남의 것에 대한 미련도 욕심도 없었습니다.
그는 수표 뒤에 적혀 있는 전화번호로 연락을 했으나 받는 사람이 없자, 다음날 아침 출근길에 파출소에 신고했습니다.
한편 이 시간, 전날 밤을 뜬눈으로 새우고 출근한 보람 은행 영업부이 보훈(30세) 대리는 넋 나간 사람처럼 사무실에 앉아 있었습니다.
내무부 산하 지방 재정 공제회로부터 예금으로 받은 수표를 가지고 차에 오르던 중, 마감 시간에 쫓겨 허둥대는 바람에 길바닥에 수표를 흘려 버린 자신이 너무 못나고 밉고 한심스러웠습니다.
경찰의 연락을 받고 1일 오후, 홍은 1 동 파출소로 달려 나간 이 씨는 주 씨를 보자마자 손을 움켜잡고 ‘감사합니다.’를 연발했습니다.
그야말로 ‘생명의 은인’ 이었습니다.
보람은행 측은 주 씨에게 50 만 원을 사례금으로 지급했습니다.
유실물 법에 의한 보상금은 습득 물의 520지만, 수표의 경우 명확한 보상금 규정이 없었습니다.
주 씨는 ‘진정한 사랑은 받는 것이 아니라 주는 것이라고 말해 오던 약혼자가 이 사실을 전해 듣고 무척 기뻐했다.’면서 ‘곤경에 빠진 사람을 도운 것이 나의 약혼자에게 주는 좋은 결혼 선물이 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조선일보, 97. 5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