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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 891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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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학생이 화재 현장에 뛰어들어 노약자들을 구출하고 자신은 온몸에 화상을 입어 사경을 헤매고 있다.
살신성인의 정신으로 불 속에 달려들었던 안준호 군(23, 창원시 소계 동 725).
지난 1월 6일 새벽 1시 안 군은 고교 동창생들과 헤어져 집으로 가다 마산시 부림 시장 근처에서 화재를 목격했다. 불이 난 곳은 공교롭게도 안 군이 방학 중 아르바이트를 하던 진주 가구점이었다. 가구점 안에서는 시뻘건 불길이 널 름거렸고, 굳게 닫혀진 철제 셔터 문 사이로 시커먼 연기와 함께 화공 약품이 타면서 내뿜는 유독 가스로 숨이 막혔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관들은 2 층이 주택이라는 주민들의 말을 듣고 인명 구조 작업을 하려고했으나 건물의 출입구가 불길에 싸여 있어 발만 구르고 있었다. 건물의 내부 구조를 잘 알고 있던 안군은 망설일 틈도 없이 소방관들을 안내해 2 층으로 올라갔다. 안 군은 다급한 김에 홍 씨의 넷째 딸 세 화 양(14)의 손목을 이끌고 밖으로 빠져 나왔다. 세화 양을 주민들에게 맡긴 안 군은 무의식적으로 소방 호스의 물을 뒤집어쓰고 다시 집 안으로 뛰어들어갔다.
복도 끝에 홍 씨와 도세 씨(61)가 쓰러져 있는 것을 보고 먼저도 세 씨를 들쳐 업고 밑으로 내려가 소방관에게 인계하고 다시 홍 씨를 업고 나왔다. 안 군이 홍 씨를 업고 작업장 입구까지 왔을 때 불타고 있던 가구용 목재가 넘어지면서 안 군을 덮쳤다. 전신에 화상을 입고 안 군은 소방관에게 구출돼 곧바로 부산 침 례 병원으로 후송됐으며 만 이틀 동안을 혼수상태에서 헤맸다. 그러나 홍 씨와 가족 등 7명은 불 속을 헤어나지 못한 채 끝내 숨지고 말았다. 두 사람의 귀중한 생명을 구했으나 정작 안 군은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치료 약을 제대로 구입하지 못해 사경을 헤매고 있다. (서울신문, 89.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