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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1,003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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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의 5일장은 많은 사람이 몰려와 북적거린다. 마침 토요일이라 오후 버스 정류장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붐볐다. 버스 한 대가 들어오자 손님이 내리기도 전에 우르르 몰려 서로 먼저 타려고 밀쳐 댔다. 한바탕 소란이 끝난 다음 만원 버스 안에는 많은 손님들이 서서 타게 되었다. 나이 드신 신사 분도 있고, 어린아이도 있었다. 그러나 앉아 있는 사람은 나이가 많은 노신사가 서 있는 것을 보고도 자리를 양보할 생각도 하지 않고, 고개를 차창 밖으로 돌리고 있었다. 버스가 떠날 무렵 자리에 앉아 있던 학생이 벌떡 일어나더니 노신사 옆으로 다가서며 자리를 권했다.
“아저씨, 죄송합니다. 미처 모르고 제가 자리에 앉아 있었습니다. 이 자리에 앉으세요.”
“아니네 그냥 앉게. 자네도 공부하느라 지쳤겠지.”
그러나 학생이 계속 공손하게 권하므로 결국 노신사가 자리에 앉았다. 노신사는 학생에게 말을 건넸다.
“학생! 나는 학생의 행동을 보고 참 흐뭇했네. 학생이 아니었다면 얼마나 실망했을는지 모를 걸세. 버스 속에서 자리 양보는 그렇게 중요한 건 아니지만, 이런 게 바로 학생 부모가 어떤 분인가, 학생이 다니는 학교의 예절 교육은 어떠한가 알게 되는 걸세.”
노신사는 고맙다면서 학교와 이름을 물었다. 이런 일이 있는지 한 달쯤 후였다. 학생이 다니는 학교에 편지가 왔다. 편지를 보낸 분은 나라의 교육을 맡은 높은 지위에 있는 분이었으며, 그 학생을 서울로 오라는 내용이었다. 학교 선생님들이나 학생들도 영문을 몰라 얼떨떨하였다. 며칠 후 학생은 정부 종합 청사 어느 방으로 안내되어 들어갔다. 그런데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언젠가 버스 속에서 자리를 양보했던 그 신사가 그 방의 주인이 아니겠는가?
“가까이 오게!”
그 분은 반갑게 맞이하면서 점잖게 말했다.
“학생, 나를 기억하나 언젠가 시골 버스에서 학생이 자릴 양보해 줘 앉았던 사람일세.”
“예, 알겠습니다.”
학생은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이 학생은 커다란 표창을 받았으며, 덕분에 서울의 유명한 곳을 두루 구경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