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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1,129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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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춘추 시대에 있었던 이야기입니다. 여러 나라 가운데 초나라의 장왕은 매우 너그럽고 군자다운 임금이었습니다.
어느 날 장왕은 궁궐에서 큰 잔치를 벌여 모처럼 신하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불이 꺼지고 방 안은 온통 캄캄하여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러자 신하 중에 누군가가 장 왕의 왕비에게 다가가 살짝 입을 맞추어 버렸다. 왕비는 깜짝 놀라 엉겁결에 신하의 갓끈을 잡아떼었다. 그리고 임금에게 고해 바쳤다.
“전하, 방금 어느 신하가 제게 무례한 짓을 하였사옵니다. 제가 그 신하의 갓끈을 잡아떼었으니, 조금 후에 불이 켜지면 그를 찾아서 처벌하여 주소서.”
왕비의 말을 듣고 곰곰이 생각하던 장왕이 이렇게 말했다.
“오늘 밤, 이 자리에서 갓끈을 떼지 않은 사람은 큰 벌을 내릴 것이니, 지금 당장 이 자리에서 갓끈을 떼도록하라.”
장 왕의 명령에 그 자리에 있던 신하들은 모두 갓끈을 떼기 시작했다. 얼마 후 불이 켜졌다. 그러나 신하들이 모두 갓끈을 떼었기 때문에 누가 무례한 짓을 저지른 신하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 그리하여 무례를 범한 신하는 무사할 수 있었고, 술자리의 흥취도 깨지지 않고 계속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무례한 짓을 한 신하는 너 그로운 배려에 깊은 고마움을 느꼈다.
그로부터 2년 뒤, 초나라는 진나라와 전쟁을 하게 되었다. 초나라는 계속되는 패배로 몹시 위태로운 지경에 빠지게 되었으며 장 왕도 위험에 처하게 되었다. 이때 한 장수가 많은 군사를 이끌고 와 진나라 군사들을 향해 거세게 반격을 시작하더니, 마침내 모두 물리치고 장 왕도 구하게 되었다.
초나라 장왕은 그 광경을 보고 깜짝 놀랐다. 너무나 뜻밖의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곧장 왕은 그 장수를 불러들였다.
“장군은 어찌하여 그 위험 속에서 목숨을 걸고 나를 구해 주었소?”
“전하! 그것은 전하의 인품이 높으시기 때문이옵니다. 전하께서는 2년 전 잔칫날 밤의 일을 기억하고 계시나이까? 그 잔칫날 밤 무례한 짓을 한 사람은 바로 신이 옵니다. 신은 그 때 너그러우신 성품에 감동하여 그 후로 전하를 위해 목숨을 바칠 것을 결심하였나이다. 그래서 산 속에 숨어 군사를 길러 오다가 전하의 군사가 위험해 빠졌다는 소식을 듣고 이처럼 달려왔나이다. 장왕은 장수의 손을 잡고 감사의 눈물을 흘렸다.